[수원맛집] 🍲 “유치회관” – 45년 전통, 인계동 해장국

휴가가 시작되기 전날, 하늘이 계속 꾸물거리며 비가 내리던 날이었다. 그런 날은 유독 저녁 메뉴를 정하기가 애매한데, 직장 동료와 저녁 메뉴를 놓고 잠시 고민하다가, 왠지 따끈하고 속을 달래줄 메뉴가 생각나서 인계동에 있는 유치회관 본점을 찾았다. 이곳을 알게 된 건 2009년쯤부터니, 벌써 십수 년째 종종 찾는 곳이다.

유치회관, 세월이 묻어나는 24시간 해장국집


저녁 7시쯤, 동료 두 명과 함께 셋이 방문했다.

인계동 상권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어 찾기는 쉽다. 커다란 간판과 쉴 새 없이 오가는 손님들의 모습에서 오래된 맛집 특유의 활기가 느껴졌다.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손님들의 발걸음은 여전했다.

매장 전용 주차장이 있고 주차 안내 직원이 있어서 차를 가져가도 크게 어렵지 않게 댈 수 있었다. 저녁 시간대라 자리가 거의 다 차 있었는데, 간신히 한 자리를 찾아 겨우 댈 수 있었다. 안내 직원이 빈자리를 안내해주지 않았다면 한참 더 돌아야 했을지도 모른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회전율 빠른 국밥집 특유의 활기가 홀 전체에 가득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테이블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서, 혼밥 손님부터 단체 손님까지 자유롭게 어우러져 있었다. 비 오는 저녁이라 그런지 손님이 꽤 많았지만, 주차부터 그랬듯 다행히 자리를 잡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셋이 앉을 테이블도 금방 안내받아서, 자리에 앉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유치회관에서 이 날 주문한 메뉴는


대표 메뉴는 소고기와 팽이버섯, 우거지가 들어간 해장국이다. 이 집만의 특징은 선지가 국에 섞여 나오지 않고 따로 그릇에 담겨 나온다는 점이다. 오랜만에 방문했지만 메뉴 구성 자체는 예전 기억 그대로였다. 유치회관의 선지는 따로 담겨 나와 원하는 만큼 리필할 수 있는 게 특징이라고 한다.

해장국(12,000원)과 수육을 함께 주문했다.

해장국은 어디에 내놔도 부족함이 없는 고기 양과, 진득하고 깊은 국물 맛이 인상적이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이가 느껴지는 국물이라, 비 오는 날 저녁에 딱 맞는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뚝배기 뚜껑을 열자마자 올라오는 김과 구수한 냄새만으로도 이미 속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첫 숟갈을 뜨고 나니 동료들도 다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팽이버섯의 아삭한 식감도 국물의 깊은 맛 사이에서 은근히 좋은 포인트가 됐다.

선지는 별도 그릇에 따로 나왔는데, 원하는 만큼 해장국에 넣어서 먹으면 되니 먹는 방식이 편리했다. 리필도 자유롭게 가능해서 부족함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잡내가 전혀 나지 않고 잘 삶아진 선지라, 평소 선지를 꺼리는 사람이라도 한번 시도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물에 살짝 적셔서 한 입 먹어보니 고소한 풍미가 씹을수록 배어 나왔다. 동료 중 한 명은 선지를 잘 못 먹는다고 했는데도, 이 집 선지는 거부감 없이 먹을 만하다며 신기해했다.

수육은 해장국과 함께 곁들이니 그 자체로 든든한 안주가 됐다. 동료들과 나눠 먹기에도 양이 적당해서, 술 없이도 반찬처럼 곁들이기 좋았다. 야들야들한 살결이 깊은 국물과도 잘 어우러져서, 해장국만 시켰다면 아쉬웠을 뻔했다. 양도 셋이서 나눠 먹기에 딱 적당한 양이라,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비울 수 있었다.

이건 좀 미리 알았다면

수원 대표 맛집인 만큼 주말이나 식사 시간대에는 대기가 있을 수 있다. 24시간 영업이니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 시간을 활용하면 대기를 피할 수 있다. 이번에도 저녁 피크 시간대라 주차 자리를 찾는 데 약간 시간이 걸렸는데, 차를 가져간다면 이 부분은 미리 감안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대중교통이나 도보로 갈 수 있다면 그쪽이 훨씬 마음 편할 것 같다. 유치회관처럼 24시간 운영하는 해장국집은,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 시간을 노리면 대기 없이 여유롭게 먹을 수 있다.

유치회관 다녀오고 나서

2009년부터 알고 지낸 곳이라는 게 새삼 실감 났다. 비 오는 날 마음이 축 처질 때, 여전히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이곳이었고, 이번에도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국물 맛이나 분위기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게 오히려 반가웠다. 휴가를 앞두고 몸도 마음도 무거웠는데, 뜨끈한 국물 한 그릇으로 한 주를 잘 마무리한 느낌이었다.

동료들도 다음에 컨디션이 안 좋을 때 또 이곳을 찾자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눴다. 속을 달래고 싶은 날엔 앞으로도 유치회관이 자연스럽게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다.

수원에서 다른 맛집을 더 찾는다면, 존앤진 피자펍의 미국 감성 수제 피자나, 대가원의 두꺼운 무쇠판 한우 등심, 한신우동 본점의 즉석우동도 함께 둘러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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