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맛집] 🍕 화성행궁 근처, 미국 감성 수제 피자 한 판 – “존앤진 피자펍” 신풍점


행궁동 골목을 걷다 보면 한식 기와지붕과 빈티지한 상점들 사이로 유독 눈에 띄는 가게가 하나 있다. 아이보리와 빨간색이 섞인 외벽에 큼지막하게 걸린 ‘John & Jean Pizza Pub’ 네온사인. 한옥 골목 한복판에 툭 떨어진 미국 서부 스타일 피자펍이라니, 처음 봤을 때는 조금 낯설고 그래서 더 눈길이 갔다.

저녁 7시쯤, 예약 없이 아이들과 함께 발걸음이 이끄는 대로 들어갔다. 주말 저녁 피크 타임이라 대기가 있을 거라 각오했는데, 의외로 대기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시간대를 잘 골랐던 건지, 운이 좋았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예약 없이도 아이들과 이렇게 편하게 들어갈 수 있다는 건 분명 장점이다.

가게, 그리고 그 앞에 서기까지

신풍로 메인 거리에 위치해 있어 찾기는 어렵지 않다. 다만 매장 전용 주차장은 없다. 차를 가져간다면 인근 신풍동 공영주차장이나 화성행궁 노상 공영주차장을 이용하고 걸어오는 게 마음 편하다.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신풍로 47 1층 (신풍동 32-1)

전화: 031-253-5189

영업시간: 매일 11:30~22:00
(라스트오더 21:30)

전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안에서 흘러나오는 조명과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골목까지 새어 나온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층고가 높아 답답하지 않고, 원색 액자와 미국식 소품들이 벽을 채우고 있다. 2인석부터 4인 이상 테이블까지 좌석 구성이 다양해서, 아이들과 함께 온 우리 가족도 편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주방은 오픈형이라 도우를 밀고 굽는 과정이 어느 정도 눈에 들어온다. 셀프 바에는 핫소스, 파마산 치즈 가루, 피클, 갈릭 디핑소스, 페퍼론치노가 놓여 있어 취향대로 가져다 먹을 수 있다.


무엇을 먹었나

이 집의 얼굴은 두 가지다. 4가지 대표 토핑을 한 판에 담은 ‘존앤진 피자’, 그리고 두 가지 맛을 반씩 고를 수 있는 ‘반반 피자’. 하와이안, 페퍼로니, 치즈, 스페셜까지 종류가 갈리고, 사이즈는 M(13인치)과 L(15인치) 중 고를 수 있다.


고민 없이 페퍼로니와 핫치킨 반반으로 주문했다. 핫치킨 피자가 18,000원, 페퍼로니 피자가 16,400원으로 반반 피자는 두 가격의 평균 선에서 책정되는데, 여기에 치즈를 더 좋아하는 둘째를 위해 모짜렐라 치즈 토핑을 3,900원 추가했다. 결과는 둘 다 만족스러웠는데, 특히 핫치킨 쪽에 자꾸 손이 갔다. 매운맛이 자극적이거나 부담스러운 정도가 아니라 딱 적당한 선에서 매콤함이 치고 들어오는데, 그 밸런스가 묘하게 자꾸 한 입 더 먹게 만드는 마성의 맛이었다. 도우는 겉은 바삭하게 구워졌고 한 입 베어 물면 속은 쫄깃하게 늘어지는, 겉바속쫄의 정석 같은 식감이었다. 치즈도 아끼지 않고 두툼하게 올라가 있어서 한 조각 먹을 때마다 은근한 행복감이 밀려왔다. 마침 치즈를 유독 좋아하는 둘째는 풍성하게 늘어지는 치즈에 정신없이 손을 뻗었고, 큰아이도 먹는 내내 표정에서 행복이 그대로 드러났다. 대화도 잠시 잊고 다들 부지런히 포크질을 하다 보니, 생각보다 짧은 시간 안에 한 판을 깨끗이 비우고 자리를 나섰다. 반대편 페퍼로니는 자극적인 변주 없이 클래식하게 짭짤하고 고소한 맛으로, 핫치킨을 먹다가 입이 얼얼해질 때쯤 중간 쉼표처럼 먹기 좋았다.

사이드로는 버팔로 윙과 감자튀김이 있고, 피자와 어울리는 수제 맥주와 탄산음료 라인업도 갖춰져 있다.

먹는 방법으로는 셀프 바의 갈릭 디핑소스와 페퍼론치노 가루를 크러스트에 찍어 먹는 걸 추천하고 싶다. 느끼함이 올라올 때쯤 시원한 맥주 한 모금을 곁들이면 마지막 한 조각까지 부담 없이 비울 수 있다.

아쉬웠던 점도 솔직하게

전용 주차장이 없다는 점은 분명한 단점이다. 주말 피크 시간대에는 대기가 생길 수 있으니, 오후 1시 이전이나 브레이크 타임 직후를 노리는 게 낫다. 포장도 가능하고 전용 박스에 깔끔하게 담아준다.

반반으로 두 가지 맛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메뉴 선택에 대한 고민을 크게 덜어준다는 것도 이 집의 장점 중 하나다.

다시 갈 것 같냐면

한옥 골목 사이에서 갑자기 마주치는 미국식 피자펍이라는 낯선 조합이, 먹고 나니 꽤 그럴듯하게 느껴졌다. 아이들이 이렇게 짧은 시간에 한 판을 뚝딱 비울 정도로 좋아했으니, 온 가족의 만족도를 기준으로 봐도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특히 핫치킨 피자는 계속 생각나는 맛이라, 행궁동 근처를 지날 일이 있으면 예약 없이도 다시 슬쩍 들어가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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