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 오랜만에 행궁동을 찾은 김에 운멜로 1호점에 들렀다. 예전에 한번 와봤던 기억이 있어서, 오랜만에 다시 그 맛이 떠올라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향했다.
오후 5시쯤, 둘이서 방문했다.
주택을 개조한 2층 아지트
행궁동 주택가 골목을 걷다 보면 은은한 조명과 레트로한 간판이 걸린 2층 벽돌집이 눈에 들어온다. 오래된 주택의 골조를 그대로 살린 외관이라, 친구의 아지트에 초대받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골목을 걷다가 예전 기억을 더듬어 찾아가는 재미도 있었다.
- 상호명: 운멜로 1호점
-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32번길 4 2층 (신풍동 114-2)
- 전화: 0507-1359-0152
- 영업시간: 매일 11:30~21:30 (브레이크타임 15:00~16:30, 라스트오더 20:30)
매장 전용 주차장은 없어서, 선경도서관 주차장이나 신풍동 공영주차장을 이용하고 도보로 3~5분 걸어오는 게 편하다. 예약 없이 방문했는데, 다행히 대기 없이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저녁 시간대가 아니라 그런지 대기 줄도 보이지 않았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우드톤 가구와 빈티지한 조명이 어우러진 아늑한 공간이 나온다. 방 형태로 나뉜 주택 구조를 그대로 살려서, 테이블 간격이 여유롭고 조용하게 대화하기 좋았다. 5시쯤 이른 시간에 가서인지 자리가 한산하고 널널해서 여유롭게 앉을 수 있었다. 저녁 피크 시간대였다면 분위기가 사뭇 달랐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주문 방식이 태그히어(Tag Here)로 바뀌어 있었는데, 핸드폰으로 QR을 찍어 메뉴를 확인하고 주문하는 방식이라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더 편하게 느껴졌다. 직원을 부르지 않고도 천천히 메뉴를 훑어보고 고를 수 있어서, 데이트 자리에서는 더 여유롭게 대화하며 고를 수 있었다.




무엇을 먹었나
대표 메뉴는 트러플 향이 나는 풍기 크림 리소토와 다양한 수제 파스타다. R세트(59,000원)를 주문했는데, 식전빵과 콘스프 2개, 파스타/리소토 중 1개, 스테이크 1개, 와인 1병이 함께 구성된 메뉴였다. 둘이 나눠 먹기에 가격도 메뉴 구성도 합리적이라고 느껴졌다.
식전빵은 겉이 바삭하게 구워져 있고 고소한 맛이었다. 갓 구워 나온 듯 따뜻함이 남아있어서, 대화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손이 갔다. 함께 나온 콘스프는 흔히 보는 노란색이 아니라 크림색을 띠고 있었는데, 옥수수 알갱이에서 나오는 단짠 조합에 아몬드의 고소함이 더해진 맛이라 속을 편하게 풀어주는 느낌이었다.


파스타는 빠쉐를, 리소토는 다른 사람들이 많이 추천하는 풍기 크레마를 주문했다.
풍기 크레마는 비주얼과는 다르게 전혀 느끼하지 않고 부드러운 맛이었다. 트러플 오일의 은은한 향이 어우러지면서, 걱정했던 것과 달리 환상적인 조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림 색깔만 보고 무거울 거라 예상했는데, 실제로 먹어보니 그 예상이 완전히 뒤집혔다.
빠쉐는 토마토 베이스의 매콤하고 칼칼한 국물맛 파스타였는데, 주변에 보는 눈이 없었다면 남은 국물에 찬밥이라도 말아 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크림 계열의 풍기 크레마와 매콤한 빠쉐를 번갈아 먹으니 서로의 맛을 질리지 않게 받쳐줬다.


아쉬웠던 점도 솔직하게
행궁동에서도 인기가 많은 곳이라 주말이나 피크 타임에는 대기가 길어질 수 있다. 전화로 미리 예약해두는 게 안전하다. 이번엔 이른 시간대라 대기 없이 여유롭게 들어갈 수 있었지만, 시간대에 따라 분위기가 꽤 달라질 것 같았다. 아울러 좌석 자체가 많지 않다. 다음엔 예약을 하고 가는 게 더 마음 편할 것 같다.
다시 갈 것 같냐면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한 행궁동 나들이였는데, 예약 없이도 여유롭게 앉아 R세트 하나로 이것저것 골고루 맛볼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세트 하나에 빵과 스프, 파스타, 리소토, 스테이크, 와인까지 다 포함되어 있으니, 메뉴 고민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다음에 또 행궁동을 찾을 일이 생기면, 이번처럼 이른 시간을 노려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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